숙소에서는 일이 안 된다. 앱을 깔고 카드를 등록하고, 비밀번호로 문을 열었다.

아무리 숙소가 일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해도, 그곳에서 혼자 일하기는 힘든 것 같다. 몸이 이미 자는 곳으로 알고 있어서다. 그래서 어제 위치만 봐뒀던 코몰 카페로 간다.


입구 안내판에 “여기는 코워킹 스페이스입니다. 카페가 아닙니다”라고 큼직하게 적혀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오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주차장도 없다고 미리 못 박아뒀다.
앱을 설치하고 카드를 등록해야 문이 열린다. 입장 시각부터 30분마다 200엔씩 붙는데, 먼저 하루치 최대 금액인 1,600엔이 결제되고 덜 썼으면 나갈 때 차액이 환불되는 구조다. 이 앱을 깔고 카드를 등록하느라 입구에서 애를 좀 먹었다.

결제를 하고, 앱에 뜬 비밀번호로 입장하는 순간. 짠 — 아담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작업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음료는 커피가 없고 물이 있었다. 대신 프린터 같은 것들이 여럿 갖춰져 있다.



특별 좌석에는 모니터가 있어서 HDMI로 연결하면 작업이 쉬워진다. 두 사람이 조용히 일하고 있는 방에 들어가 모니터 있는 자리를 택해 앉았다. 처음에는 좀 낯설었다.

오늘은 기업 두 곳에서 온 강의 요청에 대해 제안서와 견적서를 작성해서 보냈다. 어제 벳부에 도착하자마자 전화로 통화했던 예비 고객들이다. 실제 진행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정성을 담았으니 긍정적인 회신이 오리라 믿는다.
그러는 와중에 한 대학과 협의 중이던 강의가 거의 확정되는 전화를 받아서, 마지막 수정 제안서와 견적서를 보냈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아 자리에서 집중하고 있노라니 여기가 어디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만약에 시끌벅적한 카페나 숙소에서 이 일을 처리하려 했다면
이만큼 집중하지 못했을 터였다. 아주 탁월한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