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지연된 비행기, 계란 샌드위치 반쪽, 그리고 55분. 비 내리는 활주로에 내렸다.
출발이 40분 가량 지연됐다. 부랴부랴 짐을 싸서 나오느라 나도 늦었는데, 알아서 비행기도 늦게 떠나준다. 뭔가 도와주는 모양새다.

원래는 공항에 일찍 도착해 라운지에서 든든하게 음식도 먹고 여유 있게 게이트로 이동하려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첫 열흘살이를 떠나는 기분은 설렌다. 가서도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이지만, 간간히 이국에서 잠시 살아보는 느낌을 가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터였다.



차를 세우고 순환버스로 갈아타 3층으로 올라갔다. 짐은 셀프로 부친다. 태그를 뽑아 캐리어 손잡이에 감고 벨트에 올리면 끝이다.




보안검색을 지나면 천장이 통째로 화면이다. 그 아래를 지나 한참을 걸어 게이트에 닿았다.




비행기가 뜨자마자 기내식이 나왔다. 에게게… 계란 샌드위치 반쪽이다. 이걸 기내식이라고 부르나 싶었다. 좀 더 일찍 나와서 라운지에서 식사를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 순간.

그럼에도 맛있게 냠냠하고 나니 바로 “Cabin crew, prepare for landing!” 기장님의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후쿠오카는 정말 가깝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다. 실제 기록으로도 출발해서 도착까지 55분으로 적혀 있다.
일본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입국수속에 조금 과장해서 비행시간만큼의 시간이 걸린다. 어쨌든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9년 전 친구들과 왔던 이후로 처음이다. 모든 게 낯설 터였다.

비행기는 공항 마당 한가운데에 섰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비가 주적주적 내린다. 안 그런 척 할라고 해도 이런 날씨에 혼자이면 기분이 센치해진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내가 좀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기분이 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다행이다. 태풍 때문에 걱정했는데 이 정도 비야 뭐… ^^ 크록스를 챙겨온 나를 너무 대견하게 생각하며 공항을 나선다.